2024.03.13 │ 대변인 / 김주희 / 02-399-9129
서울 서초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연수원에서 13일 열린 서울시교육청 '2023학년도 초·중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졸업식'에 참석한 조순호(85)씨가 딸, 손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이곳에서 열린 2023학년도 초등·중학과정 학력 인정 문해 교육 졸업식에 참석한 이모(62)씨는 학력인증서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이씨는 “친언니는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는데 저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며 “돈을 모아도 마음속에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아주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씨를 포함해 검은색 학사모와 학위복을 입은 학생들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했다. 이들은 학력인증서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모두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함께 프로그램을 이수한 동료의 볼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나누는 졸업생도 있었다. 한 백발의 졸업생은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올해는 52개 기관에서 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566명(초등 단계 428명, 중학 단계 138명)이 학력인정서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60대 29%, 70대 49% 등 60~80대가 96%다.
동대문구 전곡초에서 문해 교육을 받은 60대 장용슬씨는 아내와 함께 학력인증서를 받아 더 뜻깊다고 전했다. 장씨는 “어린 시절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저 하루하루 먹고살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못 배운 게 한이 돼 늦게나마 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력 인정을 넘어 중등 과정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졸업생 김점매(70)씨도 초등을 넘어 고등 과정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씨는 “먹고살기 힘들기도 했고 어릴 땐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배우지 못한 게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 오늘은 그저 기분이 좋다”며 웃어 보였다.
졸업생 가운데 최고령자인 김인덕(86)씨는 교육감 표창장을 받았다. 남편과의 사별로 극심한 슬픔에 빠져 있다가 글을 배우는 것으로 극복했다는 김봉옥(83)씨도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글·사진=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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