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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문화 탐색

책장을 넘기듯 만나는 책의 세계

송파책박물관

글. 편집실 / 사진. 김경수
역사의 재발견 9월

책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문화유산이다. 국내 최초의 공립 책 박물관인 송파책박물관에서 조선 시대부터 디지털 시대까지 이어져 온 독서와 출판문화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조선 시대에서 오늘까지 이어진 독서문화

송파책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높은 책장과 넓은 계단이 어우러진 ‘어울림홀’이 눈에 들어온다. 천장 가까이 이어지는 책장은 박물관 전체를 마치 하나의 커다란 서재처럼 보이게 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책으로 가득한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 2층 상설전시실에 들어섰다. ‘향유’, ‘소통’, ‘창조’라는 주제로 책이 귀한 물건이었던 시대부터 대중적인 읽을거리로 자리 잡기까지 독서문화의 역사를 두루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책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실에는 오래된 고서와 책궤, 서가 등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선비들이 읽었던 <사서삼경>과 <천자문> 이야기꾼인 전기수와 책을 유통하는 책쾌(冊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유물을 따라 걷다 보면 전시는 어느새 1930년대~2000년대를 1세대~3세대로 나눈 세대별 독서문화 전시로 바뀐다. 독서로 위안 삼던 전쟁 세대부터 본격적인 독서문화가 발전된 산업화 세대, 디지털·영상으로 전환되는 인터넷 독서 세대까지 전 시대적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상설전시실의 꽃은 실제 창작 공간을 옮겨 놓은 듯한 ‘작가의 방’이다. 책상에는 원고와 만년필이 놓여 있고,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과 공간에 울려 퍼지는 ‘사각사각’ 필기 소리는 작가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책상에 앉아 태블릿으로 작가의 글을 보며 필사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필사 체험을 할 수 있는 작가의 방 필사 체험을 할 수 있는 작가의 방

백 년의 시간을 품은 우리 동화

기획전시실에 들어서면 특별기획전 ‘동화의 시간, 이야기의 빛깔’을 관람할 수 있다. 10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한국 동화책이 걸어온 백여 년의 시간을 되짚는다. ‘해와 달’, ‘흥부와 놀부’, ‘콩쥐팥쥐’, ‘별주부전’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신화와 전설, 민담은 근대에 이르러 ‘동화’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어 1900년대 초 ‘어린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아동문학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1908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잡지 <소년>과 1923년 소파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 등은 어린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기 시작한 시대의 변화를 나타낸다. 이 무렵 한국의 창작동화가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이후 컬러 인쇄 기술의 발달과 함께 동화책은 다채로운 빛깔을 입었고, 가정마다 한 질씩은 꼭 있던 세계명작동화와 어린이 전집은 당시의 독서문화를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전집 중심 출판시장이 단행본 중심으로 변화하고, 어린이의 마음과 일상을 솔직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늘어났다. 전시장에 놓인 오래된 잡지와 동화책, 음반과 카세트테이프를 보고 있노라면 각 시대의 동화에 당시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전하고 싶었던 가치가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울림홀 어울림홀

조선 시대의 책문화 조선 시대의 책문화

책이 문화유산이 되는 곳

송파책박물관 지하 1층의 ‘보이는 수장고’는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박물관 수장고를 유리창 너머로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은 책과 출판 자료가 적절한 온도와 습도 속에서 보존되는 모습과 소장품의 등록·관리 과정을 확인하며, 평범한 책 한 권이 시간이 지나 문화유산으로 보존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송파책박물관에는 어린이 체험 공간인 ‘북키움’, 종이책뿐 아니라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확장된 독서문화를 만날 수 있는 ‘미디어 라이브러리’, 책 만들기와 북 아트 등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책을 읽는 데서 나아가 직접 만들고 경험하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책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책 문화를 향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인 송파책박물관. 독서의 계절을 맞이해 아이의 손을 잡고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시대별 책문화를 볼 수 있는 상설전시 시대별 책문화를 볼 수 있는 상설전시

특별기획전 ‘동화의 시간, 이야기의 빛깔’ 특별기획전 ‘동화의 시간, 이야기의 빛깔’

선데이 서울

천장 가까이 이어지는 어울림홀의 책장은
박물관 전체를 마치 하나의 커다란 서재처럼 보이게 한다.

송파책박물관

주소 아이콘 주소 :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37길 77 관람시간 아이콘 관람 시간 : ‌10: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아이콘 관람료 : 무료 문의 아이콘 문의 : 0507-1362-2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