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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공감

유행을 따라가는 아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글. 김현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성장학교 별 교장) / 정리. 편집실
함께 읽는 마음 10월

신조어와 밈, 챌린지, 외국어 표현부터 새로운 먹거리까지 아이들은 또래와 SNS를 통해 다양한 유행을 빠르게 접합니다. 친구들과 문화를 공유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뜻이나 출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알아봅니다.

Q

학교나 SNS에서 유행한다는 이유로 아이가 무언가를 따라 하려고 할 때, 부모가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유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유행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습니다. 호기심과 소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하고, 따라 하지 않으면 소외될 것 같은 또래 심리가 작용하기도 합니다. 유행을 대하는 태도 역시 아이마다 다릅니다. 무조건 따라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의미를 살펴보고 적당히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유행 자체를 거부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금지하거나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유행하는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입니다. 부모와 함께 유행의 의미와 맥락을 살펴보고 선택은 아이에게 맡겨주세요. 유행을 대하는 태도에는 아이의 정체성과 또래 집단에 대한 소속감,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Q

SNS에서 화제가 된 물건을 아이가 사달라고 조를 때가 있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거나 가격이 비싸다면 부모는 어떤 기준을 세워야 할까요?

유행하는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단순히 소비 습관의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또래 집단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 범위라면 또래 문화를 경험한다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참여하도록 허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친구들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따라 사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물건을 사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정체성, 소속감입니다. 평소 아이의 취향과 개성을 인정해 주고 유행은 또래와 교류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임을 알려주세요. 자신의 기준이 생기면 또래의 선택에 무작정 휩쓸리는 일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Q

아이가 대화할 때 줄임말이나 신조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뜻을 물어보면 “이것도 몰라?”라며 답답해하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요?

줄임말과 신조어는 청소년 세대가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새로운 표현을 만들고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또래만의 감수성과 소속감을 형성합니다. 따라서 무조건 못 쓰게 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청소년 문화와 욕구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모르는 표현은 아이에게 물어보거나 직접 찾아보고, 때로는 사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소통의 계기가 됩니다. 부모 세대가 사용했던 표현이나 당시 문화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각 세대의 문화와 감수성을 공유하며 아이와 거리를 좁혀보는 건 어떨까요?

Q

유행하는 챌린지를 아이가 따라 해보고 싶어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도덕적인 선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요?

챌린지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자신을 표현하는 요즘 문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별히 위험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예의와 공중도덕을 해치는 내용이 아니라면 무조건 금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가 함께 참여해 보는 것도 아이의 문화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참여하기 전 다칠 위험이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없는지 함께 살펴보세요. 부모가 일방적으로 허락하거나 금지하기보다 아이가 안전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다만 조회수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거나 챌린지 자체에 몰입하지 않도록 살펴보고, 하나의 즐거운 문화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해주세요.

Q

신조어나 밈 중에는 고인이나 지역을 조롱·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표현도 있습니다. 뜻이나 유래를 모르고 따라 하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이 문제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SNS와 온라인 콘텐츠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살펴보고, 아이가 접하는 표현의 의미와 출처에 관해 꾸준히 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표현을 사용한다면 어디에서 접했는지, 원래 어떤 의미인지 함께 확인해 보세요. 만약 다른 사람이나 특정 집단을 조롱·비하하는 표현이라면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뜻을 모르고 사용했더라도 일단 중단하게 하고, 왜 잘못된 표현인지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려주세요. 모든 유행어를 부모가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출처와 의미를 확인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