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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토리

작은 리코더 소리를 모아 큰 울림을 선사하다

서울위례별초등학교 리코더 합주 동아리 ‘별모아 바람소리’

글. 편집실 / 사진. 김경수
꿈이 자라는 학교 10월

맑고 높은 소리를 내는 소프라노부터 부드러운 알토와 테너, 묵직한 베이스까지. 서로 다른 음역과 음색을 지닌 리코더가 한데 모이면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깊고 풍성한 화음이 완성된다. 서울위례별초등학교 리코더 합주 동아리 ‘별모아 바람소리’에서는 오늘도 저마다의 소리가 모여 아름다운 음악으로 피어난다.

등굣길 아침 음악회에서 시작된 특별한 하모니

가을이 막 시작될 무렵 어느 오후, 크기도 생김새도 제각각인 리코더를 손에 든 서울위례별초등학교 리코더 합주 동아리 학생들이 삼삼오오 시청각실로 모였다. 이날 함께 연습할 곡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OST인 ‘바람의 멜로디’. 박진주 지도교사의 지휘에 맞춰 리코더에 하나둘 숨을 불어넣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별모아 바람소리’는 2023년 박진주 교사가 5학년 학생들과 연 등굣길 아침 음악회에서 출발했다. 한 번의 작은 공연이었지만 아이들의 맑은 연주가 좋은 반응을 얻자 이를 본 문예체교육부장인 팽주희 교사가 상설 리코더 합주 동아리를 꾸렸다. 학교 이름 ‘위례별’에서 가져온 ‘별모아’에 리코더의 따뜻한 바람 같은 음색을 뜻하는 ‘바람소리’를 더해 동아리 이름도 완성했다.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10분부터 50분까지 모여 연습한다. 새로운 곡을 익힐 때는 파트별로 충분히 연습한 뒤 하나씩 호흡을 맞춰간다. 때로는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부족한 부분을 더 연습하기도 하는데, 처음부터 모두 능숙한 것은 아니기에 서툰 학생 곁에는 먼저 익힌 친구들이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서울위례별초등학교가 리코더 동아리를 신설한 것은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학교 수업과 동아리 활동만으로 충분히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악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배움이 오래 이어지길 바라며 교사들도 힘을 보탠다. 박진주 교사는 “지도교사가 바뀌더라도 아이들이 계속 리코더를 배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리코더 지도에 관심 있는 교사들과 연주법, 지도 경험을 나누고 있다”며 ‘별모아 바람소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선배들의 연주를 보며 ‘나도 함께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는 후배 학생들도 늘었다.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스스로 리코더를 연습할 만큼, ‘별모아 바람소리’가 전하는 음악의 즐거움은 학교생활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리코더와 함께 더 넓은 무대로

‘별모아 바람소리’는 클래식부터 동요, 가요, 팝, 애니메이션 OST까지 다양한 장르를 두루 연주한다. 박진주 지도교사가 곡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이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가’다.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곡을 정하면 소프라노와 알토, 테너, 베이스의 특성에 맞춰 직접 악보를 편곡해요. 때로는 2중주부터 4·5중주까지 새롭게 구성하고 피아노 반주를 직접 녹음하기도 합니다.” DAY6(데이식스)의 ‘Happy’,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AKMU(악뮤)의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등은 아이들이 특히 즐겁게 연주한 곡들이다. 다양한 곡을 친구들과 익혀 가는 동안 아이들은 합주의 매력에도 푹 빠졌다. 5학년 장다희 학생은 “혼자 연주할 때보다 여러 명이 같이 연주하면 소리가 더 풍성하고 멋지게 들린다”며 “호흡이 잘 맞을 때는 기분도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연습실에서 익힌 곡들은 봄과 가을 등굣길 음악회, 학교 축제, 졸업식, 송년 음악회, 송파교육박람회 등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에게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송파구립교향악단과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의 ‘위풍당당 행진곡’,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의 ‘Moon River’를 협연했고, 송파교육박람회에서는 콜드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를 연주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 무대를 마칠 때마다 아이들의 목표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2026 서울학생예술몽땅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부문 예선을 통과해 오는 11월 서울특별시교육청 강당 ‘꿈의 무대’에 서는 것도 ‘별모아 바람소리’가 품은 새로운 목표다. 작은 음악회에서 출발해 더 넓은 무대로 향하는 ‘별모아 바람소리’. 앞으로 이들이 리코더에 담아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Mini Interview

박서하 학생

박서하 학생
(5학년)

“리코더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처음에는 베이스 리코더에 손가락이 잘 닿지 않아 어려웠지만, 이제는 빠르고 복잡한 곡도 연주할 수 있게 됐어요.
 

허채빈 학생

허채빈 학생
(6학년)

“처음 연주를 선보였던 날이 기억에 남아요”

연습한 곡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등굣길 음악회’는 정말 긴장됐어요. 끝나고 나서 후련한 마음에 친구들과 다 같이 웃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김가빈 학생

김가빈 학생
(5학년)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여요”
 

합주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귀를 열고 서로의 소리를 듣는 거예요. 내 소리만 크게 내기보다 다른 친구의 연주도 들어야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