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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토리

마음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다

방원중학교 위(Wee) 클래스

글. 편집실 / 사진. 김성재
배움이 흐르는 교실 10월

친구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들르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열리면 놀러 간다. 특별한 고민이 없어도 부담 없이 문을 열 수 있는 곳. 방원중학교 위(Wee) 클래스의 일상이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만 찾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바꾸자 자연스럽게 오가는 발길이 늘었고, 평범한 대화 속에서 미처 드러나지 않았던 고민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을 열면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학교에서 문턱이 가장 낮은 곳, 편하게 놀러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방원중학교 김진경 전문상담교사는 문제가 커진 뒤 만나는 것보다 평소 얼굴을 익히고 관계를 쌓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담할 일이 없어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부임 후 크고 작은 이벤트를 열기 시작했다. 매달 생일을 맞은 학생에게 사탕 목걸이를 걸어주며 축하하고, ‘마음지킴의 날’에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방원人 보물찾기’에서는 ‘나를 가장 아껴주는 선생님 찾기’ 같은 미션을 진행했다.
자주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가볍게 학교생활을 이야기하러 왔다가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학습이나 가정에서의 어려움이 발견되기도 했다. 방원중학교는 이런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았다. 기초학력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는 교과별 지도를 운영하고, 학습과 심리·정서, 가정 돌봄, 학교 적응 등의 어려움이 겹친 경우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튜터와 꾸준히 만나도록 했다. 학기 중 방과 후는 물론 방학에도 만남을 이어가며 공부를 돕고 이야기를 나눴다. 눈앞의 문제보다 그 뒤에 있는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작은 변화도 나타났다. 말이 없던 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학교생활에 의욕을 보이지 않던 학생이 조금씩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정 사정을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보호자도 교사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다가가자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방원중학교가 발견하는 변화는 이렇게 작은 장면에서 시작된다.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그 곁에 오래 머무는 것. 그 시간이 쌓이며 교육 공동체 모두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방원중학교

방원중학교 선생님 (왼쪽부터) 황인벽 교감, 김진경 상담교사, 최한자 교장, 박상욱 복지상담부장

한 사람의 몫으로 남겨지지 않도록

방원중학교의 이러한 방식은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방원중학교에는 오래전부터 학생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여러 교직원이 자연스럽게 머리를 맞대는 문화가 있었다. 담임교사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상담교사와 보건교사, 부장교사 등이 각자의 자리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기존의 문화는 체계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교장과 교감, 복지상담부장, 상담교사, 보건교사, 학습튜터 등이 기본적으로 참여하고 사안에 따라 담임과 학년부장 등 관련 교사가 합류한다.
이러한 방식은 교사의 부담도 덜어준다. 복합적인 위기를 겪는 학생을 담임교사 한 사람이 감당하는 대신 상담교사와 부장교사, 관리자가 각자의 역할을 맡고 필요하면 학교 밖 전문기관의 힘도 빌린다. 보호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자녀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던 보호자도 여러 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씩 학교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한 학생을 두고 여러 어른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 방원중학교가 오랫동안 지켜온 학생맞춤통합지원의 바탕이다. 모든 학생을 같은 속도로 끌어가는 대신 조금 느리면 기다리고, 마음이 힘들면 그 이유부터 들여다본다. 한 번의 방법으로 풀리지 않으면 여러 사람이 다시 머리를 맞댄다.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출발점을 이해하며 그 사이의 간격을 조금씩 좁혀가는 것. 방원중학교가 생각하는 교육은 그렇게 저마다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갈 힘을 키워주는 데 있다.

위(Wee) 클래스가 1학년 학생들을 칭찬하기 위해 마련한 간식 위(Wee) 클래스가 1학년 학생들을 칭찬하기 위해 마련한 간식

‘반려견과 함께하는 견동생심’ 수업 현장 ‘반려견과 함께하는 견동생심’ 수업 현장

방원중학교의 사랑방, 위(Wee) 클래스 방원중학교의 사랑방, 위(Wee) 클래스

*‌학생맞춤통합지원 : ‌학생의 복합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심층 진단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