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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문화 탐색

아이디어를 손에 잡히는 상품으로 만들다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 상품 기획자

글. 편집실 / 사진. 김성재
잡포유! 10월

분홍빛 해치 인형부터 서울의 이름을 새긴 모자와 초콜릿, 서울의 풍경과 문화를 재해석한 생활용품까지. 익숙한 도시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이디어를 찾는 순간부터 디자인과 제작, 출시와 판매까지 상품의 전 과정을 이끄는 서울디자인재단의 디자인 상품 기획자를 만났다.

 

서울디자인재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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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에서 상품까지, 모든 과정을 연결하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운영하며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추진하는 디자인 전문기관이다. 이곳 브랜드팀에서는 서울을 소재로 한 디자인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DDP디자인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브랜드팀이 개발하는 상품에는 서울의 도시브랜드와 캐릭터를 활용한 모자, 가방, 문구류, 인형, 키링, 생활용품 등이 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뿐 아니라 소재와 기능, 제작 가능성, 소비자의 반응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과정의 중심에서 상품의 방향을 정하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사람이 바로 디자인 상품 기획자다.
디자인 상품 기획자라는 이름만 들으면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이 먼저 연상되지만, 실제 업무의 범위는 훨씬 넓다. 서울디자인재단 브랜드팀 정지은 선임은 디자인 상품 기획자에 대해 “상품 동향이나 디자인 트렌드를 계속 분석하고, 상품의 디자인과 제작부터 홍보와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지 살핀다. 기존 상품의 판매량과 소비자 반응을 분석하고 시장에는 어떤 상품이 등장하는지, 디자인과 문화의 흐름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들여다본다. SNS나 유튜브에서 새로운 유행을 발견했을 때도 그저 재미있다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이 흐름을 어떤 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만들 상품을 결정했다고 끝이 아니다. 디자인을 구체화하고 샘플을 제작해 확인하며 생산 과정까지 살펴야 한다. 특히 그림 속 캐릭터를 입체적인 인형이나 생활용품으로 만들면 예상하지 못한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눈의 위치가 조금 달라지거나 봉제선이 어색하게 들어가는 등 시안과 실제 제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자는 작은 차이까지 확인하며 캐릭터의 특징이 제대로 살아났는지, 실제로 사용하기 편한지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상품이 완성된 뒤에도 일은 계속된다. 어떻게 홍보할지 계획하고, 매장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지 고민한다. 판매가 시작되면 어떤 상품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다시 데이터를 살핀다. 이렇게 얻은 결과는 다음 상품을 기획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은 어떻게 찾을까

상품 기획은 ‘무엇을 만들까’를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책상 앞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물건을 자주 사용하는지, 최근 어떤 문화와 생활방식이 주목받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지은 선임이 서울을 소재로 한 상품을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다. 남산이나 한강, 광화문처럼 잘 알려진 장소를 단순히 상품에 옮기기보다 사람들이 서울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즐기는지 살핀다. 예를 들어 러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면 사람들이 어디에서 왜 달리는지 살펴보고, 그 경험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상품을 기획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자료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판매 현장 역시 기획자에게는 중요한 관찰의 공간이다. 어떤 상품 앞에서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지, 무엇을 직접 집어 드는지, 어떤 상품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를 살핀다. 특정 형태의 키링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 똑같은 상품을 반복하기보다 키캡이나 빛을 반사하는 소재처럼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더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결국 상품 기획은 유행을 그대로 따라가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활과 취향의 변화를 읽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의 일상과 문화의 흐름을 읽고,
사람들의 반응을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전시켜 서울의 굿즈를 만든다.

서울디자인재단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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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유심히 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디자인

디자인 상품 기획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을 묻자 정지은 선임은 ‘트렌드를 읽고 분석하는 힘’을 꼽았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안에서 상품으로 발전시킬 요소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량과 매출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는 만큼 소통과 협업 능력도 중요하다. 하나의 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 디자이너와 제작업체, 패키지 담당자, 홍보·마케팅 담당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다. 상품 기획자는 이들 사이에서 상품의 방향을 공유하고 일정과 제작 과정을 조율한다.
반드시 특정 디자인 전공을 해야만 상품 기획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시각디자인, 실내·공간디자인, 건축디자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디자인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무엇보다 많이 보고 직접 경험하는 습관을 길러보는 것이 좋다. 전시와 행사를 찾아가거나 거리와 매장에서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 관찰해보자. 평소 좋아하는 물건이 있다면 ‘나는 왜 이 물건을 좋아할까?’, ‘어떤 점을 바꾸면 더 편리할까?’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상품 기획을 경험하는 방법이다. 작은 아이디어를 그림이나 글로 정리하고 직접 하나의 상품을 기획해보는 경험도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취향과 생활방식,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와 트렌드를 읽고 그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손에 잡히는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일. 디자인 상품 기획자는 익숙한 것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수많은 사람과 협력하며 하나의 상품을 세상에 내놓는다.
평소 주변의 작은 변화도 유심히 살피고,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좋아한다면 디자인 상품 기획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서울디자인재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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