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흐르는 교실
학생들과 함께 디자인한
창의적 교육 공간
서울번동초등학교 ‘프로젝트 교실’
글. 강진우 / 사진. 김성재
배움이 흐르는 교실
글. 강진우 / 사진. 김성재
2025년 학생자치 모델학교에 선정된 서울번동초등학교는 학생들이 학교의 활동과 변화에 적극 참여하는 자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학교의 유휴 공간을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가득 담긴 열린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한 ‘프로젝트 교실’이 대표적인 성과다.
서울번동초등학교 본관 4층에는 색다른 교육 공간이 존재한다. 여느 교실과 달리 온돌바닥 위에 계단식 토의장, 빈백, 유리보드, 나무 테이블 등이 자유롭게 배치된 ‘프로젝트 교실’이 그 주인공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선 프로젝트 교실에서는 4학년 2반 학생들의 특별 수업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고정아 수석교사는 새 학년에 들어선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먼저 계단식 토의장에 옹기종기 앉아 친구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이 담긴 ‘토크 볼’을 활용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진행됐다. 뒤이어 '징검다리 가위바위보' 게임이 진행되었다. 팀을 나눠 십자 모양 징검다리에서 가위바위보를 한 뒤, 이긴 학생이 상대 팀 모래주머니를 가져오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학기 초 어색했던 친구와 친밀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 협동심도 배울 수 있었다.
모둠별로 빈백에 앉아 우리 반의 행복을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가치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벚꽃잎 종이에 적은 뒤 유리보드의 ‘가치 나무’에 붙이는 시간도 이어졌는데, 학생 모두의 행복을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의 수업을 일반 교실에서 진행하려면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나 제약이 따랐을 텐데요. 다양한 공간 요소가 한데 모여 있으면서도 탁 트인 프로젝트 교실 덕분에 특별 수업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고, 학생들도 더욱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프로젝트 교실의 디자인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됐다는 사실이다. 서울번동초등학교는 작년 학생자치 모델학교에 선정된 뒤 Autonomy(자발성), Collaboration(협력), Take part in(참여)의 앞글자를 딴 'A.C.T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학생이 스스로 기획하고 활동에 참여하며 민주시민의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자율성과 책임, 협력 중심의 민주적 학교 문화를 주도적으로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학교의 유휴 공간을 프로젝트 교실로 재탄생시켰다.
학급 수 감소로 생긴 유휴 공간을 창의적인 교육 공간으로 재설계하자는 문제가 제기되자, 각 학급자치회에서는 공간 재구성에 대한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모았다. 전교자치회에서는 이를 토대로 ‘편안하게 쉴 수 있으면서도 친구들과의 소통, 동아리 활동과 자유로운 학습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이라는
프로젝트 교실의 방향성을 정했다. 또한 학생, 학부모, 교직원, 건축가, 시공사 등이 참여한 학교자치협의회를 통해 학생들의 요구를 설계에 되도록 많이 적용하기로 협의했다.
“학생들이 건축가가 진행하는 ‘디자인 워크숍’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도면과 공간 모형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이렇게 나온 여러 디자인 시안을 두고 학생 투표를 진행해 공간 디자인을 결정했습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교실을 주제로 참여와 소통, 협의와 배려 등을 실천함으로써 민주시민의 기초적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나아가 자신들의 의견이 실제로 반영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자치의 가치와 보람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의미를 담아 ‘프로젝트 교실’이라 이름 붙은 이곳은, 서울번동초등학교 아이들이
다채로운 활동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창의와 자치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서울번동초등학교 고정아 수석교사
✔ 학생자치의 상징적인 결과물
학생들은 프로젝트 교실 디자인에 참여함으로써 학생자치의 가치와 보람을 경험했으며, 학교 활동 참여에 대한 효능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프로젝트 교실이 학생자치의 상징적 결과물인 이유다.
✔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신개념 교실
프로젝트 교실 곳곳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스며있다. 계단형 토의장과 같은 공간 구성뿐만 아니라 벽에 걸린 그림 같은 작은 소품까지도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결과물이다.
✔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색다른 공간 구성
프로젝트 교실은 자기 주도형 수업, 동아리 활동, 전교자치회 모임, 친구들과의 소통과 휴식, 교원 학습 공동체 모임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