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4 │ 연구부 / 김형주 / 02-2658-2707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등원중학교는 1학년 4학급, 2·3학년 각각 5학급으로 전교생을 다 합쳐도 14학급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다. 교직원 수도 적어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감당해야 할 몫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교무실과 교실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등원중학교는 2025년에 이어 2026학년도 올해도 ‘2022 개정 교육과정 기반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한 학생 평가 실행 연구학교’를 운영하게 되어,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평가 혁신'의 최전선에서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현장 교사의 시선으로, 작지만 강한 등원중학교가 어떻게 여러 교육 선도 사업들을 엮어내어 미래 교실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전하고자 한다.
평가 연구학교를 운영하며 등원중 교사들이 가장 치열하게 토론했던 주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깊이 있는 이해'를 도대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였다. 객관식 지필 고사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등원중학교는 그 해답을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교육부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 운영 경험에서 찾았다. 교과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교사가 일방적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대신, 학생들이 직접 서술형 문제를 만들어 탐구해 보는 과정을 도입한 것이다.
수업과 평가가 분리되지 않도록,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는 모든 과정을 서논술형 평가에 촘촘하게 반영했다. 정답을 찾는 기술이 아닌,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 중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서논술형 평가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현장의 교사들은 채점과 피드백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서술형 평가의 생명인 공정성, 타당성, 신뢰성,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교사의 업무 과중을 막아야 했다. 여기서 빛을 발한 것이 바로 작년 하반기 'AI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 교육 선도학교'를 거쳐, 올해 '서울시교육청 AI 디지털 활용 선도학교'로 도약하며 쌓은 디지털 역량이다.
열의에 찬 등원중 선생님들은 다양한 AI를 적극적인 평가 보조 도구로 도입했다. 학생들의 다변화된 서논술형 답안을 AI로 1차 교차 분석하여 평가의 신뢰도와 객관성을 탄탄하게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하고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한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단순한 검색을 넘어 AI에게 효과적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유도하는 '프롬프트 기법'을 가르친다. AI는 이제 정답 자판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사고를 확장해 주는 자기주도적 학습 도구로 자리 잡았다.
등원중 학생들의 탐구는 종이 위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등원중학교는 2025년까지 3년 동안 '서울시교육청 메이커교육 모델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손으로 직접 만들고 부딪히는 실천적 교육의 DNA를 심어왔다. 이 소중한 경험은 2026년 올해, 강서구청 학교 브랜드화 사업(미래과학 분야)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핵심 개념 융합 AI 활용 메이커 교육'이라는 독창적인 모델로 진화했다.
아이들은 질문하는 학교 활동을 통해 교과 시간에 던진 질문을 바탕으로, AI 프롬프트를 활용해 기획안을 다듬고 실제 작동하는 산출물을 제작한다. 그리고 등원중 교사들은 이 역동적인 학생 질문 탐구형 메이커 활동의 전 과정을 성취기준에 입각해 정밀하게 관찰하고 평가한다.
돌이켜보면, 평가 연구학교를 중심으로 질문하는 학교, AI 활용 선도학교, 메이커 교육, 그리고 학교 브랜드화 사업까지 자칫 무겁고 버거울 수 있는 이 많은 과제들이 등원중학교 안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핵심 역량 강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소규모 학교 특유의 끈끈함과, 온-오프라인으로 교재를 연구하고 AI 툴을 공부하는 등원중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지식을 암기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AI와 토론하며,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손으로 빚어낸다. 등원중학교 교사들은 오늘도 교실 현장에서,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가장 확실하고 설득력 있는 해답을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3월 새 학기를 맞아 열린 학부모 총회는 이러한 등원중학교의 교육 혁신에 대한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사실 작년도 학교 평가 결과에서도 '질문하는 교실' 수업 방식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날 만큼 이미 긍정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든든한 신뢰와 지지를 동력 삼아, 등원중학교는 2026학년도에도 거침없는 교육 혁신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당장 이번 1학기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개발하고 있는 '채움AI' 시범학교로 참여하여 AI 기반 교육 및 평가 시스템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일 계획이다. 이어 다가오는 9월에는 그동안 다져온 학생 주도적 질문과 AI 융합 수업, 그리고 과정 중심 평가의 실제를 교육 현장과 공유하는 공개 수업을 진행하며, 11월에는 학생 평가 실행 연구의 성과를 집대성하여 발표하는 연구 성과 보고회를 앞두고 있다. 정답을 외우는 대신 스스로 좋은 질문을 던지며 미래를 향해 한 뼘 더 성장해 나갈 등원중학교의 눈부신 2026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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