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마음

아침이 힘든 새 학기,
어떻게 해결할까요?

글. 김현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성장학교 별 교장)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달라진 시간표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유난히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등교 시간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낯선 교실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쉽게 지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와 교사는 교실 안에서 달라진 생활 리듬과 정서의 변화를 함께 마주하게 됩니다. 새 학기 초, 아이들은 이러한 고민을 안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곁에서 같은 문제로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Q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가 아침마다 유난히 힘들어합니다. 이전 학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는데, 학기 초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학기는 아이들에게 모두 어렵습니다. 낯선 교실, 새로운 아이들, 그리고 수업들. 변화가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더 그렇습니다. 낯가림이 조금 심한 아이들, 아주 예민한 아이들, 변화를 싫어하는 융통성이 조금 부족한 아이들은 새 학기 스트레스가 당연히 존재합니다. 이전 학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부모의 시각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교실도, 친구도, 담임 선생님도, 건물의 층도, 화장실도, 시간표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부모의 시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세심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든 변화가 힘들 수도 있고, 특정한 이유로 힘들 수도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 잘 살펴보고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세심히 아이와 아이 주변의 변화를 봐주세요.

Q

아침마다 피곤해 보이거나 의욕이 떨어진 모습을 보일 때, 이것이 수면·생활 리듬 문제인지, 아니면 정서적 부담의 신호인지 부모가 어떻게 구분해서 살펴보면 좋을까요?

현대 아동 청소년에게 불면은 큰 적신호입니다. 특히 핸드폰으로 인한 불면이 제일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핸드폰 관리는 잘하고 계신가요? 최근 게임 이벤트로 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고, 소셜 미디어 소통으로 잠을 못 이루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이슈이지요? 만일 핸드폰의 과다 사용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이런 상태가 있다면 우울한 것이 아닌가도 잘 살펴야 합니다. 아이들의 우울은 우울하고 슬픈 것이 아닌 기운이 없고, 의욕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이와의 대화가 정말 중요하지요. 기운이 없고 의욕이 떨어지는 이유를 잘 듣고 우울한 것이면 상담이나 진료에 대한 적극적 고려를 해주세요. 무엇이든지 질병의 성격을 갖고 있는 증상이 오래되면 치료가 점차 어려워지니까요.

Q

친구들이 바뀐 것으로 인한 영향이 정말 큰가요? 새 학기 친구 문제에 대한 이슈가 다시 나타날지 걱정인데, 친구 문제 어떻게 대처할까요?

친구들의 문제는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새 학기에 친한 아이들과 한 반이 될 수 있다면 좋은데, 이를 꼭 보장할 수는 없지요. 또 다양한 친구를 사귀는 역량도 키우려면 친구가 다양할 필요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예전처럼 친구를 가볍게 사귈 수 없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아이들의 친구 문제에 관해 관심을 두시고, 친구와 잘 지내는 법을 꼭 가르쳐주세요. 여러분들의 자녀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호감을 주고 싶어 하거든요. 호감을 주기 위해서는 친절, 배려, 양보 그리고 공감과 경청 같은 친사회적 행동이 중요합니다. 내 자녀가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친구 코칭도 꼭 부모님들이 새 학기에 해주셔야 할 일입니다.

Q

부모로서는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지금부터 개입해야 할지 판단이 어렵습니다. 새 학기 적응 과정에서 부모가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신학기 증후군’이라는 오래된 개념이 있는데, 여러 면으로 새로운 학기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결국 지각, 결석과 함께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의 상태입니다. 늦게 일어나거나 뭉그적거리거나 혹은 결석을 원하는 순간은 아주 중요한 순간입니다. 말로 불편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사실 다행인데, 말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행동으로 말합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잘 읽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원인을 알았다고 해서 성급하게 행동하면 안 됩니다. 성급하고 섣부른 행동이 아이들이 말하지 않도록 하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3월, 즐겁게 지내지 않고 있을 때 잘 이해하고 돕겠다는 마음으로 아이의 어려운 점에 관해 물어주시고, 어떻게 해결해 갈 수 있을지 함께 심사숙고해 주세요.

Q

괜히 다른 집 아이들과 우리 아이를 비교하게 됩니다. 적응, 성적, 친구 관계까지 신경 쓰게 되는데, 부모의 이런 마음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아이를 바라보면 좋을까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비교입니다. 수많은 부모 관련 강사들이나 학자들이 비교가 가장 큰 상처라고 수없이 말해도, 부모님들은 너무 쉽게, 앞집 아이, 옆집 아이, 부모 친구의 자녀와 비교합니다. 루돌프 드라이커스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포기하거나 하지 않으려고 드는 4가지 이유 (과잉 열망, 비교, 부담, 압박감) 중 하나가 비교입니다. 비교는 아이들을 포기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내 아이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가능하나, 개성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고, 인생이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일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비교 이것이 독약입니다. 비교보다 우리 아이의 재능, 특기, 변화에 더 주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