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 사람들

낯선 시작을 잇는 다리,
유·초연계 이음교육

서울성북초등학교 이주연 교사

글 . 편집실 / 사진. 김성재 / 자료 사진. 이주연 교사

이주연 교사 사진

초등학교에 입학해 처음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펼쳐지는 낯선 세계. 1학년 아이들에게 학교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 변화의 문턱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있다. 서울성북초등학교는 병설유치원과의 유·초연계 이음교육을 통해 배움의 시작을 부드럽게 잇고, 아이들의 일상과 성장을 함께 지지하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의 그림 사진

수업 시간 사진

학생들의 그림 사진

놀이와 배움 사이,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학교생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넘어가는 시기는 아이들에게 적지 않은 변화다. 생활 규칙과 관계 방식, 배움의 형태가 한 번에 달라지며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서울성북초등학교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해답으로 2024년 유·초연계 이음교육을 시작했다. 핵심은 유치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초등학교 생활에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라 교육과정 속에서 탄탄하게 설계됐다. 통합교과를 바탕으로 ‘상상’, ‘탐험’과 같은 주제를 중심에 두고,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는 방식이다. 1학년 부장을 맡은 이주연 교사가 수업 주제를 제안하면 서울성북초등학교병설유치원 최소영 교사가 이에 맞춰 환경을 구성하거나 활동을 확장하고, 때로는 유치원에서 제안한 활동에 초등학생이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협력은 ‘자주 만나고 함께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얼굴을 마주하며 서서히 친밀감을 쌓아가는 것이다. 미니 운동회, 체육 수업, 북아트 활동, 텃밭 가꾸기 등은 특히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이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에서는 금세 가까워졌고, 요리나 텃밭 활동에서는 고학년이 유치원 아이들을 돕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유치원에서의 경험이 초등학교 생활로 물 흐르듯 이어질 수 있도록 아이들의 발달 단계와 교육적 목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수업과 연결되도록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학교를 익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 같은 시도는 학부모 인식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유·초연계 활동을 통해 학교 분위기와 교육 과정을 미리 접한 학부모들은 신뢰를 갖게 되었고, 병설유치원 아이들의 상당수가 자연스럽게 서울성북초등학교로 진학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입소문을 타고 작은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입학을 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안정적인 학급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놀이와 배움이 맞닿은 경험은 아이들에게 ‘처음 가보는 학교’가 아닌 ‘이미 익숙한 학교’로 만들어준다. 덕분에 낯섦이 줄어든 자리에서 아이들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이주연 교사 사진

학생들 사진

관계에서 시작되는 ‘돌봄’, 마음을 살피는 ‘교육’

유·초연계 이음교육은 단순히 학교생활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돕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낯선 공간 속에서 아이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일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성북초등학교가 바라보는 돌봄은 아이를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이주연 교사는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연결된 이해’를 꼽는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의 성향과 배경을 사전에 공유하고 고민하는 일은 교실에서의 세심한 지도와 지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학생이 유·초연계 과정에서 교사들의 이해와 지속적인 관심, 지지를 받으며 점차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간 사례도 있었다.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촘촘한 소통이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특히 저학년은 감정을 말로 풀어내는 데 서투른 부분이 있습니다. 교사는 상황을 함께 정리하고 입장을 나누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표현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지도는 아이들의 정서 안정에 중요한 밑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아동 및 청소년의 우울과 마음 건강 문제가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주연 교사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 관계 속에서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못하고 쌓일 경우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유·초연계 이음교육은 그 시작 단계에서 아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고,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지해 주는 기반이 된다.
아이의 성장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경험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서울성북초등학교의 유·초연계 이음교육은 그 흐름을 지켜내며 배움과 삶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교육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최소영 교사 사진
최소영 교사 서울성북초등학교병설유치원

병설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에 대해서 입학 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이음교육의 장점입니다. 학교는 아이를 적합한 방식으로 지도할 수 있고, 덕분에 아이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