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자라는 학교
장단으로 하나 되는 순간
공릉중학교 풍물부 ‘띠앗’
글. 편집실 / 사진. 김성재 / 참고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꿈이 자라는 학교
글. 편집실 / 사진. 김성재 / 참고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악을 주도하는 쇠(꽹과리)의 명징한 소리가 시작을 알리면 장구와 북이 장단을 뒤따르고, 징의 묵직한 울림이 사이를 채운다. 눈빛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신명 나는 가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전통의 울림 속에서 호흡을 맞추고, 협동과 책임을 배워가는 공릉중학교 풍물부 ‘띠앗’은 각자의 리듬을 모아 하나의 소리를 완성하며 성장하고 있다.
풍물은 꽹과리, 장구, 북, 징 등의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마을 공동체에서 흥을 돋우고 풍요를 기원하는 음악과 의식에서 유래하였는데, 그래서 풍물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판을 만들어가는 데에 그 묘미가 있다.
이러한 풍물의 매력은 공릉중학교 풍물부 ‘띠앗’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1990년대 초반 만들어져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동아리이기도 하다. 어린 학생들이 전통 가락의 매력을 어떻게 알고 풍물부를 찾는 것인지 의아했지만 연습실에서 만난 학생들의 연주를 듣고 나니 이유가 금세 분명해졌다.
동아리 부장인 3학년 김혜윤 학생이 꽹과리를 두드려 신호를 주자 힘찬 추임새와 함께 길군악이 시작됐다. 농촌에서 마지막 논매기를 마치고 행진하며 연주하던 가락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어 쇠가락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짝쇠 연주로 전환되자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됐다. 투박하지만 단단한 소리들이 쌓여
만들어내는 풍물은 여느 합주와는 다른 긴밀한 호흡과 매력을 보여준다. 오로지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타이밍을 맞추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집중력은 높아지고, 하나의 흐름이 완성되기 때문. ‘띠앗’ 학생들이 느끼는 풍물의 매력도 이 지점에 있다.
“장단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 가면 풍물부 활동을 계속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 벌써부터 졸업이 아쉽게 느껴져요.”
‘띠앗’이라는 이름에는 형제자매 사이의 우애라는 뜻이 담겨있다.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이끌고, 후배는 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움을 쌓는다. 실제로 띠앗 출신 선배의 추천으로 동아리에 들어온 학생도 적지 않다. 대학생이 된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풍물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한 학생의 이야기처럼,
경험은 사람을 통해 전해진다. 이러한 분위기 덕에 올해 신입생 모집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3학년 김혜윤 학생은 “교실을 돌면서 공연 영상을 보여주며 홍보했어요”라며 “친구들이 생각 이상으로 관심을 가져줘서 신입생이 많이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결과 현재 ‘띠앗’에는 총 17명의 학생이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소리는 교실을 벗어나 학교 밖 무대에서도 펼쳐진다. 작년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의 축제 ‘와글와글’에서는 연주에 맞춰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원을 그리며 춤을 추기도 했다. 연주자와 관객의 경계가 흐려지고, 음악 속에 어우러지던 그 순간은 학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앞으로 ‘띠앗’은 학교 밖은 물론 11월에 있는 학교 발표회에서도 완성도 있는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풍물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하나의 판을 만들어가는 전통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들의 활동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교실에서 시작된 소리는 무대를 거쳐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의 소리를
듣고 호흡을 맞추며 협동과 책임을 배워간다. 그렇게 쌓인 시간은 ‘띠앗’만의 단단한 울림이자,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연습한 걸 무대에서 보여줄 때 성취감이 커요.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게 느껴져서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장단을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어렵지만 점점 맞춰가는 게 흥미로워요.”
“앞으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활동이라 더 의미 있게 다가와요. 어른이 되어서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